이 브랜드는 그동안 여자친구에게 꼭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듯이 계속해서 어필해왔던 곳이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로 이유로 인해 먹을 수가 없었죠.
"배달 지역이 아니다.",
"매장 안에 테이블이 없다.",
"근처에 주문할 매장이 없다."
등등.
그렇게 장장 몇 달에 걸쳐 미루고 미뤄진 끝에
드디어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게 되어 최근 시켜먹게 되었어요.
BHC치킨의 뿌링클치킨도 그랬지만,
슈프림양념치킨도 이전 회사를 다니며
야식으로 먹어본 적이 있어요.
유일무이한 경험이었던지라,
솔직히 당시 치킨을 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이 브랜드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딱 한 번 먹어본 뒤로는
뇌리에 각인되어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맛이 좋더라구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어렸을 때
동네에서 맛있게 먹었던
추억 어린 음식을 회상할 때의 느낌이랄까.
아무튼 상세한 맛까지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어렴풋한 맛과 함께 기억되는 당시의 감정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치킨을 먹을 때면
자연스레 이 브랜드의 치킨이 대화소재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죠.
처갓집양념치킨 메뉴판과 가격은?
교촌치킨, 굽네치킨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 브랜드도 메뉴는 제법 많은 편이었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막상 주문하기 위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봤을 때는
눈에 들어오는 메뉴가 딱히 없었죠.
그나마 슈프림 삼형제라는 테마로 묶인 메뉴들이
가장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요.
핫, 치즈, 골드 각각의 테마들이
전부 매력적이었던 지라
한참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새로 나온 메뉴는 먹어봐야 한다." 라는
이유 하에 질질 늘어지던 선택의 시간을 끝냈죠.
참고로 이곳은 가격 자체에
메리트가 있는 브랜드는 아니었어요.
보통 메이저급 브랜드가 아니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은데,
이곳의 가격대는
다른 메이저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니까요.
그나마 두 마리 치킨 세트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어 보이기는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지 않은 탓에
가성비가 좋은지까지는 판단할 길이 없었죠.
두 마리 치킨 세트의 양이
진짜 두 마리의 양인지,
아니면 메뉴명만 그럴싸한 한 마리 반 정도의 양인지.
처갓집 슈프림골드양념치킨! 너무 달아서 물리더라
치킨 박스는 다른 브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였어요.
내용물은 안에 담겨 있고,
바구니처럼 위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는 그런.
조금 아쉬웠던 점은
치킨에 배어 있는 양념과
갓 만들어진 치킨으로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열기로 인해
박스 아래쪽이 조금 젖어 있었다는 점이에요.
박스가 무너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스쳐 지나갈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도 했고,
상당히 깔끔하게 박싱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첫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치킨 박스를 열자 단내가 풀풀 풍겨오더라구요.
기억 저 편에 남아 있던 향과 유사했는데,
가만히 코를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고 있자니
입가에 절로 침이 고이는 게 느껴졌어요.
슈프림양념치킨에서는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특히나 시킨 메뉴가
그냥 슈프림이 아니라 슈프림 골드다 보니
그 정도가 더욱 심했던 거 같아요.
치킨 위에는
노오란 치즈 가루들이
보슬보슬 뿌려져 있었어요.
치즈 특유의 향도 자연스레 풍겨왔는데,
골드라는 단어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어요.
게다가 샤워크림과 비슷한 맛을 내는 소스와 함께
갈색 소스가 한층 더 싶은 단맛을 자아냈어요.
갈색 소스의 정체를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닭꼬치에 바르는 바베큐 소스와 느낌이 비슷하더라구요.
단순히 하나의 맛으로부터 만들어진 단맛이 아니라,
여러 가지 소스 및 재료들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단맛이다 보니
한층 더 맛이 진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임팩트가 보다 더 강렬하게 남은 것은 당연했고.
처갓집 슈프림골드양념치킨을 처음 씹게 되면
껍질의 바삭함이 가장 먼저 입속을 강타해요.
뒤이어 튀김이 머금은 각종 소스들이
입안으로 밀려들기 시작하는데,
그 느낌이 약간 도미노피자의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피자를
한 입 거나하게 베어 물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어요.
엄청난 수의 대군이 적진으로 침투하듯,
입안으로 끊임없이 흘러드는 소스들의 향연으로 인해
만족감과 행복함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치킨 껍질에 뿌려진
노오란 체다 치즈 가루들을 처음 봤을 때는
BHC치킨의 뿌링클치킨이 연상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른 소스들도 함께 뿌려져 있기도 하거니와,
가루가 범벅 수준으로
과도하게 뿌려져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심하게 들지는 않았어요.
참 다행이었죠.
역시나 맛은 인기 있는 다른 치킨들과 마찬가지로
단짠단짠의 형태를 띠고 있었어요.
단맛과 짠맛의 밸런스가
단맛 쪽으로 많이 치우친 듯했는데,
8 대 2 정도의 비율로
단맛이 더 중점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요.
강력한 단맛과 소소한 짠맛의 결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죠.
그동안 먹어봤던 치킨 메뉴 중
단맛 하면 떠오르는 메뉴는
단연 교촌치킨의 허니콤보에요.
이 치킨과는 컨셉부터 다르기는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교촌의 허니콤보는 벌꿀을 사용한 덕분에
자연적인 단맛이 많이 느껴지는 듯했어요.
덕분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단맛에 대한 부담감이 심하게 부각되지 않았죠.
그런데 이 치킨은 위에 뿌려진
노오란 치즈 가루로 인해
설탕과 같은 조미료에서나 느껴질법한
인위적인 단맛이 많이 느껴졌어요.
치킨 조각을 처음 입에 넣을 때만 해도
치즈 가루가 입안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퍼진 덕분에
맛을 빠르고 강력하게 느낄 수 있기는 했어요.
그러나 입맛이 인위적인 단맛에 길들여진 탓에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이 답답해졌죠.
자연히 치킨을 먹는 것은 점점 힘들어졌구요.
참고로 소스를 찍지 않고 먹게 되면,
일반 후라이드 치킨과 맛이 흡사하더라구요.
밍밍한 맛이 주를 이뤘기 때문인데,
그렇게 퀄리티가 좋은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소스 없이 먹어야 될 필요성이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처갓집 슈프림골드양념치킨은
살코기와 튀김의 비율이
솔직히 굉장히 실망스러웠어요.
거의 모든 조각들이
살코기 60%, 튀김 40%의 비율을
유지했기 때문이죠.
간혹 속살보다 튀김이 더 많은 치킨 조각들도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는데,
튀김을 선호하지는 않은 편이다 보니
많이 꺼려지는 게 사실이었죠.
처음에야 그러려니 하고 먹었지만,
먹는 양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레 튀김을 떼어내고 먹게 되었구요.
고소 달달한 맛을 내는 노란 치즈가루와
각종 소스들이 표면을 수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 자체는 상당히 많은 편이었어요.
저와 여자친구가 2/3 정도를 먹고 난 다음
지쳐서 포기했을 정도로.
다만, 순수하게 배가 가득 차서
음식을 남긴 것은 아니고,
배가 차는 것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단맛으로 인해 물리는 현상까지 중첩된 탓에
겸사겸사 젓가락을 놓게 되었져.
반 정도를 먹고 난 후에는
하나하나 입에 가져다 대는 게
고역이나 다름없었어요.
뱃속에서는
배고프다고 음식을 넣어 달라 아우성치지만,
목에서는
느끼하다고 기를 쓰고 밀어내는 느낌이랄까.
실제로 치킨 들린 젓가락이
목젖 앞까지 들어갔다가
무의식중에 다시 꺼내어지기를
수차례나 반복할 정도로
나중에는 입에 대는 것조차 힘들어질 정도였어요.
다른 치킨을 먹을 때는
사이드 메뉴가 필요하긴 했어도
필수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슈프림양념치킨에서는
사이드 메뉴가 거의 필수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단맛으로 인해 입안이 텁텁할 때쯤
치킨무, 콜라, 맥주, 샐러드와 같은
사이드 메뉴를 이용해
입안을 리프레쉬 해줘야
치킨을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처갓집양념치킨 슈프림골드양념치킨, 정리하자면
이 치킨은 처음 딱 몇 입을 먹을 때만
상당히 기분 좋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갈수록 단맛에 허우적대다 보니
솔직히 거의 다 먹었을 시점에서는
썩 좋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죠.
개인적으로는 1인 1닭 혹은 2인 1닭의 목적으로
치킨을 하나만 시켜야 할 때는
이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그리 추천하지는 않아요.
대신 5명이서 2~3개의 메뉴를 시키는 것과 같이,
여러 개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주문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처음에는 맛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가볍게 맛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다른 메뉴와 섞어서 먹게 되면
훨씬 맛있고 뒤끝 없게
식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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