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CGV 뒤편으로 넘어가면 많은 음식점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중 유독 사람들의, 특히나 데이트하는 커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식사 시간대만 되면, 기다리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그곳은 바로 강남역 미즈컨테이너입니다.
음식점에 입장하면, 가게 직원이 친절하게 자리 안내를 해줍니다. 동시에 다른 직원분들은 활기찬 인사와 함께 반갑게 맞이합니다. 몇 년전에 방문했을 때는 엄청나게 큰소리로 방문 인사를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인사하는 목소리가 많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큰소리에 쉽게 움찔거리는 저로써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변화이긴 했습니다.
3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제법 한산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노려 방문한 것이 제대로 먹힌 듯했습니다. 평일 오후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방문을 했으니.
다만, 군데군데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평일이라는 점과 식사 시간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른 곳에 비해 손님이 조금 더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했습니다. 강남역 미즈컨테이너의 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빈티지했습니다. 주변 천정과 벽들을 스르륵 훑어보고 있다면, 저도 모르게 광산 내부가 연상될 정도로.
이곳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메뉴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처음 방문하게 되면 약간의 선택 장애가 찾아오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데이트의 일환으로 이곳을 수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저희 커플은 메뉴판을 펼치기도 전에 메뉴를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여자친구의 의견을 150% 수렴한 결과였습니다.
주문하기로 결정한 메뉴는 스테이크 샐러드와 하프플레이트 두 개였습니다. 예전에 떠먹는 피자도 시켜 먹어봤는데, 그것도 맛이 좋았던 지라 살짝 물망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음식을 다 골랐다면, 주문하기 위해 2층으로 직접 내려가야 합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주문을 위해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상당히 귀찮기는 합니다. 그래도 카운터에서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직원들로 인해 언짢았던 기분이 제법 많이 가라앉기는 했습니다.
시중의 다른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주문하면, 그 증표로 진동벨이 주어집니다. 아니면 음식이 다 된 후, 이름을 불러주거나.
그러나 이 음식점에서는 진동벨을 주는 대신, 광부 헬멧같이 생긴 모자를 머리에 얹어줍니다. 사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살짝 생뚱맞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허름한 광부 모자의 이미지와 강남역 미즈컨테이너의 내부 인테리어에 잔재하고 있는 빈티지함이 어우러지며, 살짝이나마 엔티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음식은 직원이 가져다줍니다. 그런데 단순히 음식을 갖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나마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줍니다.
음식 전달이 끝나면, 맛있게 먹으라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를 요청합니다. 저와 같이 낯가림이 심한 사람에게는 부끄러울 수도 있는 행동이지만, 대부분 유쾌하게 하이파이브를 한 번 쳐줍니다. 솔직히 여기저기서 다 하다 보니, 막상 차례가 되면 일종의 의식을 치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려니 하며 하게 됩니다.
샐러드스파게티의 비주얼에서는 풍부를 넘어서 풍성하다는 느낌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압도적인 비주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래부터 퍼먹으라는 직원분의 팁에 따라 음식을 먹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샐러드스파게티를 열심히 섞는 것입니다. 보울에 담긴 스파게티의 양이 워낙 많은 탓에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들긴 합니다. 그러나 밍밍한 맛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손아귀가 살짝 아프더라도 열심히 섞어야 합니다.
팔이 살짝 저려오고, 테이블 위로 흘러내리는 야채들의 수도 하나둘 늘어갈 때쯤, 스파게티가 다 비벼집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맛은 정말 일품입니다. 단맛과 짠맛, 그리고 상큼함까지 더해져 새콤달콤함이 연이어 입속을 강타할 정도로.
할라피뇨가 들어 있어 살짝 매콤한 맛도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운 맛을 별로 안 좋아하기는 하지만, 할라피뇨의 매콤함은 스파게티를 먹을 때 생겨나는 느끼함이나 물림을 많이 상쇄시켜줘서 좋았습니다.
다만, 강남역 미즈컨테이너의 샐러드스파게티에는 단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야채의 양이 너무 많다 보니, 야채와 스파게티 면의 양을 조절해서 먹지 않으면, 나중에 야채만 듬뿍남게 된다는 점입니다.
"면 한 젓가락에 야채 몇 개"라는 식으로 규칙을 정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나중에 야채만 주구장창 먹고 싶지 않다면 어느 정도 밸런스는 맞춰서 먹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야채의 맛이 제법 씁쓸하기 때문에 야채만 먹게 될 경우, 다소 힘들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함께 나온 콘샐러드나 샐러드스파게티 아래에 깔린 소스에 흠뻑 적셔서 먹으면 쓴맛이 많이 중화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은 야채들만 우걱우걱 먹는 과정에서 "하루 야채를 지금 다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프플레이트도 양은 제법 많았습니다. 샐러드스파게티의 비주얼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갓 구워져 나온 따끈따끈한 고기와 감자튀김, 그리고 샐러드에 흐르는 윤기는 보는 이의 시선을 휘어잡기에 충분했습니다.
하프플레이트에 담겨 있는 치킨 바베큐는 고기가 상당히 연했습니다. 고기는 함께 나온 소스 3개에 찍어먹으면 됩니다. 칠리 소스를 비롯한 모든 소스들의 맛과 매콤한 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는 소스를 달리하면 됩니다.
나쵸에는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었는데, 달짝찌근하니 맛이 참 좋았습니다. 단짠은 진리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었습니다. 웨지 감자도 적당한 수준으로 익은 까닭에 맛과 식감이 모두 좋았고.
자몽에이드는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이 상당히 많았던 지라 가성비가 별로다라는 생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맛은 일반 카페에서 파는 자몽에이드보다 살짝 연했지만, 자몽 특유의 씁쓸한 맛은 남아 있었습니다. 덕분에 달기만 한 다른 음식들을 먹은 후, 한 입 머금을 때 시너지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하나 유의할 점은 자몽에이드를 비롯한 음료류는 리필이 안 됩니다. 마구잡이로 음료를 마셨다가는 나중에 음료 없이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잘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만 놓고 봤을 때 미즈컨테이너는 강남역 맛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웨이팅 줄이나 시끌벅적한 내부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시간대를 적절하게 맞춰서 방문한다면, 커플들을 위한 최고의 데이트 코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시간대를 잘 정해서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강남역 다른 맛집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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