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맛집

피그인더가든! 강남역 근처 채식주의자를 위한 맞춤형 음식점

띠사 2018. 12. 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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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버스정류장에 연결되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투썸플레이스를 지나면 커다란 건물 한쪽에 딸려 있는 피그인더가든이 나타나요.


초록색 간판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강남역 신분당선 쪽으로 발길을 끊은 요 몇 년 사이 새롭게 생긴 음식점인 듯했어요.




피그인더가든의 내부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들로 깔끔 산뜻하게 꾸며져 있었어요.

솔직히 첫 이미지는 음식점보다는 소품샵에 가까웠죠.



음식점에 배치된 테이블에서는 원목 특유의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겼는데,

벽에 둘러진 식물 및 음식점에서 파는 신선한 채소들과 어우러지니 내츄럴한 느낌이 한층 더 강화됐죠.


가게에 들어오는 순간,

인테리어만보고도 웰빙을 추구하는 음식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에요.





점원들은 흰색 옷에 초록색 앞치마로 이루어진 유니폼을 공통적으로 착용하고 있어요.


푸르른 대자연과 매치가 잘 되는 색감이다 보니,

뒤편에 진열된 채소들이 한층 더 신선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기죠 했죠.


다만, 직원들의 유니폼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미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이 오버랩되기도 했어요.





강남역에 위치한 피그인더가든에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계산하는 방식은 다른 음식점에서 하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어요.

카운터에서 메뉴만 띡 고르면 되는 방식이 아니라,

입구에서부터 먹고 싶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서 챙긴 뒤,

마지막에 있는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방식이니까요.


즉, 뷔페에서 순서대로 놓여진 음식들을 챙기듯,

각 색션을 훑고 지나가며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그것을 챙겨와 한꺼번에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될 거에요.





주문 방법이 다르기도 하고 따로 안내를 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처음 방문하게 되면 우왕좌왕할 여지가 있어요.

실제로 저희 커플 역시 혼돈에 빠져 일시적으로 방황하고 말았죠.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일 뿐,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딱 한 번만 주문해보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거에요.


채식주의자를 위한 맛집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피그인더가든의 주문 시스템이 특별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일반 음식점처럼 메뉴가 고착화된 것이 아니라,

큰 틀만 정해져 있을 뿐 거기에 들어가는 세부 재료들을 원하는 대로 고르도록 체계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플레이트당 2개의 스쿱, 즉 2개의 야채를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죠.




이유를 알고 나니 계산 시스템의 불편함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성적으로 납득이 갔을 뿐, 실질적으로 불편한 것은 매한가지였죠.

단골이 되어 먹는 음식이 고착화되었을 때,

매번 똑같은 음식을 주문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섹션들을 일일이 훑어야 한다면 굉장히 번거롭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단점보다 큰 장점이 따로 있어요.

재료들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보니, 신선한 재료 위주로 선택이 가능해요.


오래된 재료, 이미 사용했던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의심도 딱히 필요 없기 때문에

음식점에 신뢰도가 자연스레 상승할 수밖에 없고 말이죠.


또한, 세부 재료들을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거나,

통째로 버리는 일도 적어지게 되어 합리적인 소비도 가능하죠.






강남역 피그인더가든에서는 주문한 요리가 완성되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아요.

세부 재료들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스쿱을 퍼 그릇에 담아주죠.


그나마 고기가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초벌된 고기를 마저 익혀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죠.

웨이팅을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스템이었어요.


피그인더가든에서는 샐러드, 치킨, 스테이크, 수프, 맥주, 샌드위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판매해요.




대부분의 음식이 채소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외식하기가 상대적으로 힘든 채식주의자들도 마음 편히 와서 신선한 음식들을 즐길 수 있을 거에요.






저희 커플은 크리스피 포크벨리, 파워보울, 시트러스픽을 주문했어요.

여자친구가 수프도 강력하게 원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매진이라 주문할 수가 없었습니다.




강남역의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는 토요일 저녁이 되기 전에 방문했었는데,

이미 매진되었다는 점이 다소 아이러니하기는 했어요.



주문한 모든 음식에 대한 픽업 및 계산이 끝나면,

음식을 들고 자리로 이동하면 돼요.

식기 도구는 챙겨주지 않기 때문에 따로 챙겨야 하는데,

만약 내부가 쌀쌀하다 싶으면 담요까지 가져오는 것을 추천해요.






크리스피 포크벨리는 가운데 마늘빵이 탑처럼 서 있고,

그 주변으로 돼지고기와 스쿱으로 추가한 재료 음식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에요.


저희는 푸실리 파스타 스쿱과 그레인 믹스 스쿱을 추가했기 때문에 해당 음식들이 담아져 나왔죠.

빵을 중심으로 총 4종류의 음식들이 담아져 있다 보니,

확실히 양은 많아 보이더라구요.




크리스피 포크벨리의 메인 메뉴라 여겨지는 돼지고기는 적당한 굽기로 익혀져 나왔어요.

고기만 먹어도 맛이 상당히 좋았지만,

소스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었어요.

가히 금상첨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죠.


 소스는 바베큐 소스와 색이 비슷하기는 했지만,

케첩 맛이 강하게 나서 정확히 어떤 소스인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맛은 확실히 굿!




중앙에 탑처럼 우뚝 솟아 있는 마늘빵은 겉면은 상당히 딱딱했지만,

안쪽이 굉장히 부드러웠어요.


나이프로 자를라치면 안쪽은 가벼운 손놀림에도 사르르 갈라져 버렸지만,

바깥쪽은 아무리 힘을 줘도 좀처럼 잘리지 않았어요.


힘 덜 들이고 자르고 싶다면,

안쪽만 칼로 자른 뒤,

포크 2개를 이용해 바깥쪽을 잡아 뜯는 것을 추천합니다.



샐러드는 피그인더가든의 컨셉에 맞게 굉장히 신선한 상태었어요.

아무것도 뿌리지 않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채소 특유의 향이 가감 없이 전해져서 좋았고,

드레싱을 뿌리면 상큼 달콤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죠.


주변에 채식주의자가 있다면,

거리낌 없이 권할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았어요.


푸실리파스타 역시 한 번 씹을 때마다 전해지는 쫄깃쫄깃함으로 인해 식감이 참 좋았어요.




이를 움직이는 보람이 있는 식감이었죠.

다만, 밀가루 비스름한 맛과 함께 후추 맛이 살짝 느껴졌는데,

원체 밀가루 맛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약간의 거부감이 들기는 했어요.

하지만 실제 밀가루는 아니었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며 꾸역꾸역 먹기는 했죠.


그레인 믹스는 호불호가 조금 갈렸어요.

여자친구는 담백해서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죠.




하지만 저는 낱알 씹는 느낌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별로였어요.

덜 익은 쌀밥을 퍼먹는 느낌과도 유사했으니 말이죠.

한 숟가락 퍼먹을 때마다 그레인 믹스가 머금고 있는 기름이 입술에 묻다 보니,

본능적으로 손이 잘 가지 않기도 했어요.




채식주의자를 위한 맛집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피그인더가든의 파워보울에는

빵, 치킨, 아보카토, 계란, 옥수수 등이 들어가 있어요.




특이한 점은 아보카토가 큰 덩어리째로 들어가 있었어요.

아보카토의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씹는 게 다소 걱정되기는 했죠.


하지만 상당히 물렁물렁한 덕분에 아주 약하게만 씹어도 분해가 되어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었어요.

비록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아 조금 떼어먹은 뒤로 딱히 더 먹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파워보울에 담긴 내용물들을 다 섞고 나면,

미즈컨테이너에서 판매하는 샐러드 스파게티와 모양새가 비슷해져요.

비록 스파게티는 없지만.


파워보울에 사용된 소스가 타코 마요 드레싱이라 그런지,

먹을 때마다 매콤한 맛이 살짝씩 느껴지긴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채소만 먹다 보면

특유의 밍밍함으로 인해 물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매콤한 맛이 활로를 뚫어주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참고로 매운 뭔가가 들어갔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불과할 뿐,

맵다고 소리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일지라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시트러스픽은 이름부터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몽 음료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에요.




당연하게도 음료에서는 자몽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났죠.

그런데 그 정도가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자몽 음료보다 더 강했으며,

뭔가 첨가물을 덜 넣기라도 한 것마냥 묘한 밍밍함도 함께 느껴졌어요.


저는 자몽의 씁쓸함을 좋아하지 않아 입에 거의 대지 않았으나,

평소 자몽 음료를 좋아하는 여자친구는 크게 만족감을 드러냈죠.


강남역 피그인더가든에서 총 3개의 메뉴를 주문했는데,

음식들을 먹는 과정에서 식단이 불균형하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 음식을 먹다가 물릴 때,

다른 음식으로 상쇄가 가능했기 때문에 조화로운 식사가 가능했죠.




보통은 육식주의자에 비해 채식주의자는 밖에서 식사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고 생각해요.

대다수 음식점의 운영방침이 육류 우선이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음식점은 채식주의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했다 생각해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신선하기까지 한 그런 안식처 말이에요.


음식을 다 먹고 나서 가장 기분 좋았던 점은

포만감이 심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거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평소에 고기를 잔뜩 먹으면,

왠지 모를 거북한 느낌으로 인해 다음에는 조금만 먹어야지라고 다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신선한 샐러드를 포함한 여러 채소 위주의 음식들로 배를 채우니 몸도 가볍고,

속도 가벼워 참 좋았어요.


강남역 맛집 피그인더가든은 고기가 적다뿐이지,

신선한 재료도 사용하고, 양도 많기 때문에 가성비가 훌륭했어요.


만약 채식주의자이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입장이라면,

간간이 와서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사 먹을 의향이 있을 정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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